제주오름

용암이 만든 지형의 다양성 – 평지형 오름과 급경사 오름 비교

world-6 2025. 4. 18. 08:28

1. 용암 분출 방식에 따른 오름 지형의 기본 구조

제주도의 오름은 전형적인 화산 지형으로, 대부분 마그마의 분출에 의해 형성된 기생 화산체이다. 이 오름들은 형성 당시의 분출 방식, 분출물의 성질, 마그마 점성도에 따라 전혀 다른 외형과 경사를 갖게 된다. 마그마가 비교적 유동성이 높고 부드럽게 분출된 경우, 분출물은 넓게 퍼지면서 완만한 경사의 평지형 오름을 형성한다. 반면, 폭발적 분화가 일어나거나 점성이 높은 마그마가 천천히 분출될 경우, 물질이 축적되며 급한 경사의 급경사 오름이 만들어진다. 제주 오름의 대부분은 이러한 두 유형 중 하나에 해당하며, 형성 당시의 자연 환경(기온, 수분, 풍속 등)에 따라 응회암층, 스코리아층, 용암류 등이 혼합되어 다양한 지형 구조가 나타난다. 같은 지역 내에서도 이러한 지형적 차이는 명확하게 구분되며, 이는 오름의 경사도와 주변 식생, 배수 구조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용암이 만든 지형의 다양성 – 평지형 오름과 급경사 오름 비교

2. 평지형 오름의 특징과 생태적 가치

평지형 오름은 제주에서 비교적 넓게 분포하는 유형 중 하나로, 육안상 언덕과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경사가 완만한 것이 특징이다. 이들은 대부분 유동성이 높은 현무암질 용암이 대규모로 퍼지면서 형성되며, 높이보다는 넓이에 중점을 두는 형태로 발전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새별오름’, ‘따라비오름’ 등이 있다. 이들 오름은 정상부에 넓은 분화구 또는 얕은 함몰 지형을 가지고 있으며, 등산로가 비교적 완만해 접근성이 뛰어나다. 식생 또한 풍부하며, 특히 초본류나 억새, 산국 등의 군락이 넓게 분포한다. 이런 지형은 야생 동물의 서식지로도 안정적이며, 얕은 경사는 수분의 흡수와 확산이 용이해 다양한 식물 종이 공존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한다. 특히 제주 특유의 바람이 분산되기 쉬운 구조 덕분에 미기후의 변화가 적고, 안정적인 생태계 순환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점에서 평지형 오름은 단순한 경관 요소를 넘어, 생태적 지속 가능성을 갖춘 자연 유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3. 급경사 오름의 지형적 특징과 지질학적 의미

급경사 오름은 주로 폭발적 화산 활동의 결과로 형성된 경우가 많다. 점성이 높은 마그마가 폭발적인 힘으로 분출되면서 대량의 화산쇄설물이 짧은 시간 내에 쌓이게 되고, 이로 인해 높은 경사각을 가진 오름이 만들어진다. 제주에서 대표적인 급경사 오름으로는 ‘용눈이오름’, ‘다랑쉬오름’ 등이 있으며, 이들 오름은 눈에 띄게 가파른 사면과 날카로운 분화구 경계를 가진다. 지질학적으로는 응회암과 스코리아가 풍부하게 분포하고, 층별로 분출 시기의 흔적이 뚜렷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지형은 침식에 취약할 수 있지만, 동시에 내부 지층의 구조를 노출시켜 화산 활동의 역사를 파악하는 귀중한 지질 자료로 활용된다. 또한 급경사로 인해 물의 유속이 빠르고 배수력이 뛰어나 건조한 환경이 형성되며, 이에 따라 식생은 제한적이나 특수한 식물 종이 적응해 살아가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이러한 오름은 탐방 난이도가 높지만, 지질학적 교육 현장이나 연구 목적지로 매우 높은 가치를 갖는다.

4. 두 지형의 비교와 보존을 위한 시사점

평지형 오름과 급경사 오름은 형성과정, 생태계, 활용도 등 다양한 측면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평지형은 완만한 경사와 넓은 분화구를 기반으로 다양한 식생이 뿌리내릴 수 있는 생태적 기반을 제공하고, 관광객 접근성도 높아 생태관광과 휴식 공간으로 적합하다. 반면, 급경사 오름은 탐방이 어렵고 침식 위험이 크지만, 지질학적 교육과 보존 가치 측면에서는 매우 중요한 자원이 된다. 두 지형 모두 제주 화산 활동의 살아 있는 기록이며, 각각의 특수성을 인식하고 보존 전략을 구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들어 평지형 오름은 개발 압력에 노출되기 쉽고, 급경사 오름은 탐방객의 무분별한 등반으로 사면 붕괴의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오름 유형별 보존 등급을 세분화하고, 지형 유형별 맞춤형 관리 체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오름은 제주 고유의 자연 유산일 뿐 아니라, 지구의 지질사를 읽어내는 단서이자 미래 세대를 위한 생태교육 자원으로서 보존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