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름과 함께 형성된 전통 마을의 입지 구조제주도의 오름은 단순한 자연 지형이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마을의 입지와 삶의 구조를 결정지어온 중요한 공간이다. 제주 사람들은 예부터 바람과 물, 햇빛과 지형을 고려해 정착지를 선택했고, 오름은 그 기준에서 빠지지 않는 핵심 요소였다. 오름은 강한 해풍을 막아주는 방풍림 역할을 했고, 그 사면을 따라 흐르는 빗물은 자연스럽게 계곡과 용천수를 형성하여 물 부족에 시달리는 제주에서 중요한 수자원 공급원이 되었다. 이러한 조건을 가진 오름 자락에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마을이 형성되었다. 예를 들어 ‘다랑쉬오름’ 아래 자리한 다랑쉬 마을은 제주 동부의 전형적인 오름-마을 구조를 보여준다. 오름은 단순히 마을 뒤에 솟은 언덕이 아니라, 공동체의 중심을 ..